삼국지 사자성어
삼국지는 중국 진나라 시기에 진수라는 사람이 지은 세 개의 나라인 위, 촉, 오나라를 배경으로 한 역사를 기록한 것 또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을 가리키는데요. 삼국지와 관련된 사자성어들이 꽤 많습니다. 오늘은 삼국지 사자성어 5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거재두량 (車載斗量)
車(수레 거) 載(실을 재) 斗(말 두) 量(헤아릴 양)
- 수레에 싣고 말로 된다는 뜻으로, 물건이나 인재 따위가 많아서 그다지 귀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
오늘날 우리나라처럼 인재가 너무 많아서 사람 귀한 줄 모르는 것과 매우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본래 거재두량의 유래를 알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실 겁니다.
삼국시대 때 오나라는 다른 나라에 공격을 받을 위기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청하려고 오나라의 왕인 손권은 '조자'라는 사람을 위나라에 보냅니다. 외교를 위해서 보낸 것인데요.
오나라를 대표해서 간 조자는 위나라의 조비라는 사람과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당신네 왕은 어떤 사람이오?'
'저희 왕께서는 어질고 지혜롭고 책략이 매우 뛰어나십니다. 그리고 오나라는 험준한 지형을 배경으로 하여 침략에 대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자 위나라 조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오나라에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는 것이오?'
'저와 같은 인재가 수레에 싣고 말로 재어야 할 만큼 매우 많이 있습니다.'
오나라에서 위나라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간 조자라는 사람이 위나라의 조비에게 실력을 과시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권토중래 (捲土重來)
捲(말 권) 土(흙 토) 重 (거듭 중) 來(올 래)
- 한자를 풀이하면 흙먼지를 크게 휘날리면서 다시 온다는 의미로, 한 번 실패했으나 세력을 일으켜서 다시 쳐들어온다는 것을 가리키는 사자성어입니다.
본래는 초한지에서 천하를 두고 다투던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한고조가 함께 다투던 시기에 나온 말입니다. 한고조는 실패한 처음에 항우에게 패하여 도망가게 되지만 그 뒤에 다시 세력을 일궈서 천하를 얻게 되지요. 여기에서 나온 것이 권토중래인데요.
권토중래한 사례는 삼국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비가 서주에서 크게 패배를 하고 한동안 도원결의를 맺은 아우들과 떨어져 지냅니다. 그러다가 다시 세력을 일으켜 재기하였지요.
3. 도원결의 (桃園結義)
桃(복숭아 도) 園 (동산 원) 結(맺을 결) 義(옳을 의)
-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은 일화에서 나온 사자성어.
중국 역사에서 후한의 말기는 흥청망청 나라 살림을 잘못하여 백성들의 고혈을 쥐어짜게 되지요. 그러다가 결국 가난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노란색 두건을 머리에 쓰고 도적떼가 됩니다. 그게 바로 황건적의 난인데요.
굶주림에 지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게 없었지요. 나라의 군인들은 황건적들을 진압하고자 했으나 그게 생각처럼 쉽사리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 지역에 의용군을 모집하는 방을 내지요. 그때 그것을 본 유비가 나라를 걱정하면서 서 있는데요. 그때 마음이 맞은 관우와 장비가 함께 술을 마시지요. 그리고 서로의 생각이 같음을 알게 되고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만나 의형제가 될 것을 약속하지요.
4. 가도멸괵 (假道滅虢)
假(거짓 가) 道(길 도) 滅(멸할 멸) 虢(괵나라 괵)
다른 나라의 길을 임시로 빌려 쓰다가 나중에 그 나라를 쳐서 없앰.
본래 가도멸괵은 진과 괵, 우나라 사이의 일화에서 유래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진나라가 괵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우나라에 길을 좀 빌려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게 일본이 중국을 가려고 하는 길을 빌려달라고 했던 것과 비슷한 일이지요.
이때 진나라는 괵나라와 우나라 둘 다 가지려는 엄청난 야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나라에게 친한 척을 하고 우나라를 매수하였는데요. 결국 길을 우나라가 열어 주게 되고 괵나라는 멸망합니다. 이후에 우나라 역시 멸망하고 말지요.
이런 전략이 삼국시대에도 나오는데요. 주유가 유비를 노리고 있었는데 유비에게 서천을 치러 간다면서 형주에 길 좀 열어줄 수 있겠냐고 물어봅니다. 이때 이 전략을 간파한 제갈량에 의해 이 계획은 무산되고 맙니다.
5. 간뇌도지 (肝腦塗地)
肝(간 간) 腦(뇌 뇌) 塗(진흙 도) 地(땅 지)
- 사람의 간과 뇌가 땅에 널려 있다는 의미로, 참혹한 죽음을 가리키거나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희생한 것을 이르는 표현으로 사용.
아주 위험한 곳에서 촉한의 마지막 황제였던 어린 유선을 구해온 조운에게 유비가 갑자기 '유선'을 땅바닥에 던져버립니다.
'고작 이 어린아이 때문에 훌륭한 장군을 잃을 뻔했소.'
이 말을 들은 장군은 조운은 유비의 말에 너무도 감동한 나머지 이런 말을 합니다.
'간과 뇌를 바닥에 쏟아도 주공의 은혜를 갚을 순 없을 것입니다.'
6. 개문읍도 (開門揖盜)
開(열 개) 門(문 문) 揖 (읍할 읍) 盜 (도적 도)
- 문을 열어 도둑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화를 불러들임을 이르는 말.
후한의 말기에 오나라 손책은 계속 세력을 불렸습니다. 그리고 손책을 경계하고 있던 태수 허공은 후한의 마지막 황제였던 헌제에게 상서를 올리게 되는데요.
하필 이 상서가 손책에게 흘러 들어가게 되었고 허공은 결국 손책에 의해 제거되고 말지요. 이때 허공의 집에 있던 식객 세 명은 도망쳤고 손책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을 즐기는 손책의 사냥터에 가서 그를 기다리는데요. 셋은 그를 급습하여 부상을 입혔을 뿐 손책의 부하에게 모조리 죽임을 당합니다.
시간이 지나자 손책은 그들에게 당한 상처가 계속 심해지게 되었고 손책의 동생인 손권을 불러서 유언을 남깁니다. 이를 지켜보던 '장소'는 손권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슬픔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은 문을 열고 도둑을 맞이하는 것과 같습니다.
욕심이 많은 늑대들이 세상에 우글거리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손권은 상복을 벗고 군대를 재정비하였다고 합니다.
댓글